[보도] [SDF다이어리] '미래학자'가 말하는 우리의 미래는? / SBS 뉴스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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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2023.07.03
  • 조회수 638
[SDF다이어리] '미래학자'가 말하는 우리의 미래는?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인터뷰

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DF다이어리입니다. SBS D포럼을 만드는 저희 팀의 부서명은 '미래팀'입니다. 지금 당장 벌어지는 현상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논의가 필요한 중장기적인 화두를 찾고 공론화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와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갑자기 왜 팀 소개를 하는지 뜬금없고 의아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오늘 SDF다이어리의 주제가 바로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공상인 것만 같았던 SF 소설의 바이블,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1932년)도 마냥 미래만은 아니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미래학자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을지 또 지금 우리 사회의 어떤 이슈들을 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는지 '미래 연구'를 하고 있는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장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의 서용석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먼저,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네. 그 이야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미래 연구가 무엇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아요. 보통 '미래학'이라는 것도 있고, 그것을 '미래 연구'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이 미래 연구를 보통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고 전망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일반적으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미래 연구는 본질적으로 '변화'에 대한 연구입니다.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데요.

내일의 미래가 오늘이나, 과거와 같다면 우리가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잘 아시는 것처럼 변합니다. 그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요. 그러다 보니까 불확실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다시 말씀드리자면 '미래 연구는 변화에 대한 연구이자 불확실성에 대한 지난한 도전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해서 개인, 기업, 정부 등 각 주체가 어떻게 대응하고 또 적응해 가느냐,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게 미래 전략이라고 저는 정의하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변화의 동인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에도 일단, 구조적인 변화가 있죠. 예를 들어서 인구 구조의 변화라든지, 기후 변화라든지, 또 과학기술의 혁신이 가져올 변화입니다. 다음으로는 구조적이지는 않지만 '변화의 징후'가 있습니다. 불확실성과도 관련이 있는 부분인데요. 그런 변화의 징후를 발굴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연구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앞서 미래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적인 맥락에서 설명을 드리자면 한 세 가지 정도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아요. 첫 번째로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 번째로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 그로 인한 자연재난, 재해의 빈번한 발생입니다. 기존의 관측치를 뛰어넘는 것이죠. 작년만 하더라도 우리가 '역대급'이라는 얘기를 두 번이나 들었습니다. 역대급 홍수, 역대급 태풍이었죠. 예측이 어려운 거예요. 언제 어떤 형태로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두 번째는 최근에 챗GTP 같은 소위 파괴적인 기술들이 계속 출현을 하고 있잖아요.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의외성이 빈번하게 발현을 하고 있다, 이런 기술 혁신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두 번째 요인이 된다고 보고요.


▲ 챗GPT와 '미래, 꿈'을 주제로 나눠본 대화

마지막으로 저는 이 지구가 지나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교통,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워낙 연결이 밀접하게 되면서 지구 반대편에서 나타난 현상이나 사건을 만 하루도 되지 않아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초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죠. 이게 뭘 의미하냐면 한 지역이나 국가나 사회가 이러한 변수를, 불확실성을 통제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이죠.

다시 우리 사회가 미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두 번째 배경으로 돌아가면, 인구 구조의 변화나 기후 변화와 같은 이러한 중장기적인 도전 과제에 한국 사회가 직면하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1, 2년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없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도전 과제에 직면하면서 더 먼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세 번째 배경은, 우리나라는 지난 50년 동안 압축 성장을 이뤘잖아요. 압축적인 경제 성장, 민주화, 산업화 이걸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이뤘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벤치마킹할 모델 자체가 없어진 거예요. 예전에는 패스트 팔로어라고 해서 우리가 미래를 고민할 때 경제 산업 쪽에서는 일본이라는 모델이 있었고, 미국과 유럽이라는 정치 모델이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들과 거의 동일선상에 서 있거나 일부 분야는 앞서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따라갈 모델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이제는 한국적 맥락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 미래를 바라보면서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다른 나라들이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야 하고, 또 다른 나라들이 해보지 못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어야 할 때가 된 겁니다.

Q. 지정학(geo-politics) 중심의 국제질서가 기정학(tech-politics)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기정학 시대에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떻게 보시나요? 과거 하드웨어 분야의 '디지털'에서 앞서 나갔던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요.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국내 몇몇 굴지의 대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런 중에 큰 문제는 국내외 S급 인재들이 국내 기업으로 오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처우의 문제예요.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인력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리텐션 1) 전략, 이게 없으면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이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다 잘 알고 계시지만 결국 '하우'의 문제인데, '하우'는 결국 인력, 인재라는 겁니다. 그래서 인재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운 인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1) 리텐션 : 더 이상 잃지 않고 유지하고 보유하는 것

Q. 혁신 기술과 미래를 고민하는 입장에서 정책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보완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이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소위 그 '규제 지체'라는 게 심각하게 지금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규제가 굉장히 많고, 또 복잡해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사회적인 신뢰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그러니까 사회적 신뢰성이 높아지면 그렇게 복잡한 규제도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정부에 걸쳐서 규제 개혁을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정책도 수립해 봤지만 그게 잘 안 됐습니다.

규제는 사실 양날의 검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규제를 하는 경우가 있고요. 또 그런데 그게 과도하다 보면 새로운 기술이 산업화, 사업화되는 것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을 하는 거죠.

지난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를 만들었는데요. 그 사업이 활성화됐을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모여서 사전에 논의를 합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도 이야기해 보고, 시뮬레이션도 해보고요. 그러면서 한시적으로 규제를 좀 풀어보는 것이죠. 저는 이런 시도들이 더 많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이 미래 연구라는 것, 미래 전략이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현상을 관찰하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 또 그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역량들이 계속 축적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끊겨요. 공직사회도,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 비전이 정부가 들어올 때마다 달라지는 거예요. 새 정부가 들어올 때마다 다시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고 이러기를 한 20년 정도를 반복해오고 있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거죠.

중간생략..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135127&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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