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캐비닛에 처박힐 '미래전략' 왜 만드나"

  • 운영자
  • 날짜 2015.07.24
  • 조회수 2,356

"캐비닛에 처박힐 '미래전략' 왜 만드나"

미래부 '미래 이슈 분석 보고서' 발표, "정부 간섭 배제했더니..."

 

 

▲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이광형 KAIST 교수(왼쪽)과 최종배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실장)이 2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미래 이슈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정권 영향을 많이 받으면 캐비닛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10년 후까지 내다보는 국가정책을 만들기 위한 '교과서'가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위원장 이광형 KAIST 교수)에서 23일 발표한 '미래 이슈 분석보고서'(첨부파일 보고서 전문 참조)가 그것이다.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각계 전문가 17명으로 '미래준비위원회'를 만든 뒤 '국가 미래 전략' 준비에 나섰다. 인구가 넘치던 지난 1960년대 시작한 '산아제한정책'을 이미 '저출산 기조'에 접어든 1990년대까지 유지했던 과거 정부의 '근시안'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10년 후 미래 이슈는? 저출산·초고령화-불평등 사회 우려

이날 '미래이슈 분석보고서'는 지난 6개월에 걸쳐 학계와 연구계 전문가와 대학생 1477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10년 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제·사회·정치·환경 등 미래 이슈와 핵심 기술을 조사·분석한 결과물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미래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에 앞서 사전 조사 보고서인 셈이다.

미래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과거 정부에서도 미래 전략을 마련했지만 정권이 끝나면 캐비닛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라면서 "우리도 그런 일을 해야 하느냐는 우려에 미래부 장관을 만나 (정부는 간섭하지 말고) 위원회에게 전권을 맡겨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미래부에서도 위원회를 지원만 하고 어떤 이슈를 다뤄달라고 요청한 것도 없었다"라면서 "이 보고서는 미래부나 정권 영향이 적어 생명력이 더 오래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실제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이 높은 10대 이슈에는 '저출산·초고령화 사회'를 비롯해 ▲ 불평등 문제 ▲ 미래세대 삶의 불안정성 ▲ 고용 불안 ▲ 남북 문제 ▲ 저성장 문제 등 자칫 현 정권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내용들도 가감 없이 담겼다.

토마 피케니 교수의 <21세기 자본>으로 부의 불평등 문제가 대표적이다. 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대표 집필한 '불평등 사회' 보고서에서는 "불평등은 열심히 노력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하여 사회발전을 저해하고,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라면서 "우리가 가난의 대물림을 우려하고 부의 세습을 걱정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앞세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같은 혁신도 불평등 심화 탓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결과가 불평등하면 기회의 평등도 없다, 조세와 소득이전을 통한 재분배는 평등과 성장에 기여하는 강력한 정책도구"라는 OECD 권고(2012 고용 아웃룩)를 상기시키면서 "효율성 중심의 높은 성장률 추구가 지난 세대의 발전 가치였다면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성장은 앞으로의 발전 가치"라고 '시장에서의 형평성 제고'를 촉구했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 대선 공약이었지만 출범하자마자 캐비닛 구석에 처박은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것이다.

미래준비위원회는 앞서 '10대 이슈'와 별도로 '획일화 사회 극복'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기후변화', 원전과 같은 '대형시스템의 안정성' '스마트 환경과 뉴미디어' 같은 중요 이슈도 따로 뽑았다. 앞으로 이 가운데 매년 2~3가지 이슈를 선정해 구체적인 '미래 대응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래 전략에는 미래부가 주로 맡고 있는 과학기술, ICT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경제·정치 전반을 다룰 예정이다.

최종배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실장)은 "다가올 미래 이슈에 과학기술과 ICT만 가지고 대응할 수는 없다"라면서 "다른 모든 정부 부처와 공유해서 정책 수립에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광형 교수는 "(국가 미래 전략이) 정권과 정부 영향을 많이 받으면 (정권이 바뀐 뒤) '캐비닛'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면서 "위원회는 없어지더라도 결과물만은 다음 정권까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10년 후 중요한 10대 이슈
ⓒ 미래부 미래준비위원회

 

[출처] 오마이뉴스 2015.07.24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9917

 



SNS Share 페이스북 공유하기트위터 공유하기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네이버 공유하기